11. 시사 Issue를 정리(整理)해 드립니다 (Season 1)/11-2. 주요 탐사보도를 정리(整理)해 드립니다

[다큐 뉴스타파]망상자들,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4/30 뉴스타파)

organizer53 2025. 5. 1. 07:48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난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선고했다. 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서울 안국역 헌재 앞과 한남동 관저 앞 등지에서 마음 졸이며 헌재 판결문 낭독을 경청하던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도 정치의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다가올 대선을 두고 “절대로 져서는 안 될 선거”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줄곧 윤석열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주장하던 국민의힘이 윤석열 파면이 결정되자마자 조기 대선 체제로 빠르게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그 속에 사과와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나경원, 안철수, 양향자, 유정복, 이철우, 한동훈, 홍준표 등 8명의 예비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경선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1, 2차 경선 과정에서도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은 계속해서 등장했다.

김문수, 사과 요구는 “일종의 폭력”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고용노동부장관이었다. 지난해 12월 11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모인 국무위원들을 향해 ‘계엄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일어나서 사과하라’고 요구할 때, 김 전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꼿꼿이 앉아 정면을 응시했다. 끝내 국민들에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은 그는 국회의원의 사과 요구를 두고 “일종의 폭력”이라고 말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구호를 모방한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선을 치르고 있다. 대선 출마 현장에서 뉴스타파 기자가 “국무위원으로서 비상계엄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만 김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지난 4월 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는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정당하다고 보는지" 등을 묻는 뉴스타파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인용을 두고 "매우 올바른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경원과 ‘반국가세력’

탄핵 정국 내내 극우 집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고, 탄핵 기각과 각하를 외치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의 출마 선언문은 윤석열이 그동안 해온 말들의 메아리였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본질은 체제 전쟁”이라며 “반국가세력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문에 스스로를 ‘의회주의자’라고 강조한 나경원 의원에게 뉴스타파 기자가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탄핵안 투표에도 불참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 아니냐”고 질문했지만, 나 의원은 “의견은 다양하다”라고만 답할 뿐이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2일 국민의힘 1차 경선에서 탈락했다. 

홍준표의 ‘적대적 언론관’과 권위주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대선에 도전했다. 홍 전 시장은 비상계엄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한밤중의 헤프닝”이라고 평했다.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에도 윤석열의 내란에 대한 그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20일 경선 토론 중에도 “비상계엄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며 “2시간의 해프닝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시장의 ‘적대적 언론관’도 윤석열과 닮았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경제 정책 설명회가 끝나고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뉴스타파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뉴스타파 기자가 질문 기회를 얻고 소속을 밝히자, “저기에는 답 안 해”라고 말하더니 즉시 자리를 떠 기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건 이후 대놓고 MBC를 적대시하던 윤석열과 똑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다. 홍 전 대구시장은 지난 29일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탈락했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4월 16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경제 정책 설명회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뉴스타파 홍여진 기자의 질문 내용을 듣기도 전에 "저기에는 답 안 한다"며 적대적 언론관을 드러낸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한덕수의 ‘월권’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였던 한덕수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약 2시간 전 윤석열로부터 계엄선포 계획을 들었지만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지난 4월 4일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한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뜬금없이 이완규 법제처장을 새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12월 4일 삼청동 ‘안가회동’에 참석한 4인 중 한 명으로 2차 계엄을 모의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두고 ‘월권’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한 권한대행은 “발표했지만 지명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한덕수 대선 출마론'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현재까지 이에 대해 아무런 확답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던 한 권한대행에게 뉴스타파 기자가 ‘대통령 출마 계획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난 4월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출마 계획이 있는지", "(마은혁 재판관 미임명이)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을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조기 대선 D-34… 여전히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민낯

지난해 12.3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45년만에 벌어진 초유의 사태였다.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로 난입해 시민들과 대치하고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국민들은 여전히 윤석열의 내란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전히 광장에서 “내란 청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국민의힘은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걸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에 대해 죄송하다고 하는지는 말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찾아가, 국민의힘 현수막 속에 담긴 ‘죄송합니다’의 대상이 누구인지, 또 무엇에 대해 죄송하다고 하는 것인지 물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대신 질문하는 기자의 손목을 강압적으로 잡고, 끌고가는 폭력을 행사했다. 윤석열이 그동안 보인  ‘입틀막(입을 틀어막다)’을 넘어, 마이크를 든 손에 폭력을 행사하는 ‘손틀막’을 가한 것이다.
불법적 위헌적 비상계엄에 대해 성찰도, 반성도 하지 않는 국민의힘의 행태와 관련해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정치가 파렴치해지고 있다”며 “정치가 파렴치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우리 사회에 위험한 순간”이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정치학자인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파렴치한 정치”의 결과는 “지지자들을 헌법 바깥으로 나가게 만들고 타락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내란을 빠르게 종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민주적이고, 안전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출 처 : [다큐 뉴스타파]망상자들,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2025년 04월 30일 뉴스타파 다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