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1 박종철 고문실보다 더 끔찍한 곳 올해 초 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에 들어선 ‘인권센터’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대학생 박종철을 고문해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로 인해 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역사의 현장에,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이끈 김근태를 평생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게 한 악명 높은 ‘남영동’에, 이때 처음 가보았다.국가폭력의 상징인 ‘남영동’이 저잣거리의 한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중학생 시절 매일같이 지나다니던 바로 그 거리였던 것이다. 고만고만한 회사와 호텔과 음식점이 모여 있는 범용한 공간에 극악한 폭력이 은밀하게 자행된 야만의 장소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다. 잔혹한 고문의 현장이 평화스러운 일상 속에 도사리고 있는 모습이 그로테스.. 2023. 9.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