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젊은 지도자의 젊은 바람
현직으로는 1998년 35세에 헝가리 총리가 된 이후 총선 패배로 물러났다가 2010년 다시 총리에 오른 빅토르 오르반(1963년생)이 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1975년생)는 39세 때인 2014년 총리가 됐다. 1840년대 이후 벨기에 최연소 총리다.
각각 2016년 12월과 4월에 총리가 된 라타스 위리 에스토니아 총리(1978년생)와 볼로디미르 흐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1978년생)는 38세로 동갑이다.
1974년 7월생인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015년 총리직에 올랐다.
2016년 8월, 41세에 튀니지 총리에 지명된 유세프 차헤드는 1975년 8월생으로, 1956년 튀니지 독립 이후 최연소 총리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1972년생)은 2015년 43세의 나이로 대통령이 됐고,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1969년생)은 2013년 44세에 취임 선서를 했다.
최근 물러난 정치인 중에는 2014년 39세에 총리직에 올라 지난해 헌법 개혁 국민투표 완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전 총리(1975년생)가 있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전 총리(1966년생)는 2010년 44세의 나이에 총리가 됐다.
청년 정치인 육성에 미약한 대한민국
미국과 유럽의 정당들은 청년 정치 리더 양성 시스템을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 왔다. 청년들이 정당 대학생위원회와 청년위원회에 들어가 정당의 이념과 운영 방식을 배우고, 현실 정치 입문의 길도 찾는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오랜 역사의 청년 정치 조직을 갖고 있다. 1892년 설립된 공화당 대학생위는 청년들에게 정치·재무·커뮤니케이션 등 3개 분야 인턴십을 제공한다. 원하는 회원은 중앙당 당직자나 공화당 관련 회사 직원으로 보내기도 한다. 20대 초반부터 정당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돕는 것이다.
2030 세대 국회의원 수… 佛 146명 vs 韓 3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300명의 평균 나이는 55.5세로 역대 최고령을 기록했다. 17대 평균 51세, 18대 53.7세, 19대 53.9세로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제헌 국회의 평균 연령(47.1세)보다도 여덟 살이 더 많아졌다.
당선자 중 '2030세대'는 단 3명이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비례)이 29세,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비례)이 33세,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9세에 당선됐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인구 분포를 보면 20~30대가 가장 많다. 20대 총선 기준 19세~30대는 1500만여 명으로 35.7%, 60대 이상이 984만여 명(23.4%), 40대 884만여 명(21.0%), 50대 837만여 명(19.9%) 순이다. 당 대표도 이해찬(66) 민주당 대표, 김병준(64) 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71)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65) 민주평화당 대표 등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국제의원연맹(IPU)에 따르면 현재 기준 세계 각국의 의회 평균 연령은 독일 49.4세, 영국 50.5세, 오스트리아 47.9세, 그리스 53.5세, 캐나다 52세 등으로 우리보다 젊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해 총선에서 하원 의원 577명의 평균 나이가 48.7세로 직전 의회(54세)보다 다섯 살 이상 젊어졌다. 20~30대 의원 숫자도 57명에서 146명으로 늘었다.
청년 정치 활성화
청년정치 활성화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보여 주기식 청년 정치는 풀뿌리에서 청년들이 활발하게 일하고 그래서 국민에게 선택받는 경연의 장을 보장하지 않는다.
청년기본법은 34세까지를 대상으로 하지만 지금 정당들의 청년 기준은 45세까지다.
지역 조직을 40대가 장악해 20, 30대의 설 자리가 없다. 그런 부분부터 바꿔 청년이 기성세대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와 당당히 맞상대할 수 있어야 진영끼리 비난하면서도 서로 이득을 챙기는 구조가 바뀔 것이다.
정치에 대한 시민과 언론의 관심과 감시도 중요하다. 지금처럼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다선 지역구를 이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국민소환제 같은 게 필요하다. 꼴찌 수준인 국회의원 신뢰도가 나아지지 않는 것은 여든 야든 정치기득권 세력이 이런 개혁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4·7 재보선을 마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각자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세력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새 지도부 구성에도 초선들의 도전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초선이 당내 최대 그룹입니다. 정치 경륜이 짧고 모래알처럼 결속력도 그리 강하지 않은 집단이지만, 재보선 이후 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여야 양쪽에서 일제히 혁신의 주체를 자임하며 세력화에 나선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