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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릴 줄 알면서 왜 거짓말할까? 최재천의 아마존 | 전지적 관찰자 시점

by organizer53 2025. 3. 18.

거짓말과 인간 본성: 피할 수 없는 현실인가, 조절 가능한 선택인가?

1. 거짓말은 인간의 본능이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윤리적 가르침과 달리, 모든 생명체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일부러 하는 거짓말 → 의도적으로 남을 속이는 경우
  2. 마지못해서 하는 거짓말 →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
  3. 나도 모르게 하는 거짓말 → 무의식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

예를 들어, 우리는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거짓말을 자주 한다.

  • "오늘 너무 즐거웠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음)
  • "넌 할 수 있어! 넌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야!" (자신을 격려하기 위한 자기 암시)
  • "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늦었어요." (사실 늦게 출발했지만, 이유를 정당화하려는 거짓말)

이처럼 거짓말은 개인의 감정을 숨기거나, 타인을 배려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부모들이 자녀가 거짓말을 하면 크게 꾸짖었다. 그러나 정작 부모들도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자연스럽게 익힌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자신의 이익에 맞게 조정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 상담 심리학자는 "축하드립니다! 머리가 비상한 아이군요!" 라고 부모에게 말하기도 한다.
이는 아이가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 동물도 거짓말을 한다: 본능인가 전략인가?

거짓말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동물들도 생존과 번식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

침팬지의 거짓말 사례

한 연구자는 침팬지들이 거짓말을 하는 흥미로운 사례를 발견했다.

  1. 연구자는 침팬지에게 바나나 여러 개를 한꺼번에 주었다.
  2. 침팬지는 본능적으로 바나나를 숨겼다.
  3. 다른 침팬지들이 다가와 바나나를 요구하자, 일부러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며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
  4. 다른 침팬지들이 그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숨긴 바나나를 먹었다.

이 행동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상황을 분석하고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였다.
즉, 침팬지도 기만 전략을 사용할 줄 안다.

거짓말이 들켰을 때, 동물들의 반응

동물 사회에서도 거짓말이 들켰을 경우 처벌이 따른다.

  • 동료를 속인 동물은 다음번에는 신뢰를 받지 못한다.
  • 어떤 동물은 속임수를 당한 후, 기회가 생기면 복수하기도 한다.
  • 속임수를 자주 쓰는 개체는 사회적 관계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즉, 거짓말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전략적 행동이다.

3.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거짓말: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가?

거짓말은 인간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 “너 정말 멋져 보여!”
  •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 “그 옷 정말 잘 어울려요.”

이런 거짓말들은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기보다는,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이를 ‘선의의 거짓말(white lie)’ 이라고 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뢰가 무너진다. 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거짓말은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거짓말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

  1. 책임 있는 사람들의 거짓말
    • 정치인, 기업 경영자, 공직자의 거짓말은 신뢰를 크게 훼손한다.
    • “국민들은 1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는 식의 발언은 대중을 과소평가하는 태도다.
  2. 반복되는 거짓말
    • 대학생들이 한 학기에 세 번씩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는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 교수들이 이를 알고 지적하면, 학생들은 “앞으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깨닫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정교한 거짓말을 준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3. 거짓말이 만연한 사회
    • “법적으로 해결하자”는 표현이 일상화되면서, 인간적인 대화보다는 법적 판단에 의존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 법이 개인 간의 신뢰를 대체하는 사회에서는, 신뢰 자체가 희박해진다.

즉, 문제는 ‘거짓말 자체’가 아니라, ‘거짓말이 일상화된 사회적 분위기’이다.

4. 거짓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거짓말을 했을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1. 거짓말이 들켜서 곤란해지는 경우
  2. 거짓말을 했지만 들키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한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당한 사람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최근 사회에서는 거짓말을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윤리적 감수성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5. 거짓말을 줄이는 방법: 성실성과 책임감

거짓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짓말을 줄일 수는 있다.

사람을 평가할 때, 단순한 능력보다 성실성과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

  • 일관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가?
  •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 책임을 맡았을 때 도망가지 않는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거짓말을 완전히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태도가 중요하다.

6. 우리는 거짓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거짓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음과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1. 거짓말을 이해하되, 신뢰를 지키는 기준을 마련한다.
    • 거짓말을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세우기보다, 거짓말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 하지만 중요한 관계에서는 정직함을 기반으로 한 신뢰가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2. 책임 있는 거짓말과 무책임한 거짓말을 구별한다.
    • 단순한 배려 차원의 거짓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거나,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거짓말은 반드시 문제로 삼아야 한다.
  3.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회를 경계해야 한다.

결론: 신뢰는 거짓말보다 오래 간다

거짓말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거짓말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짓말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결국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   걸릴 줄 알면서 왜 거짓말할까? 동물도 거짓말을 할까? 최재천의 아마존 | 전지적 관찰자 시점 2025. 2. 20.
            https://youtu.be/TunwNMKqiWc?si=9MhY2NAJNdxmVk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