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유명 정치인(교수, 기자) 칼럼과 도서45 가면 쓴 민주주의 이화여대, 강남역에 이어 광화문광장에서도 가면 시위가 벌어졌다. 한진그룹의 ‘갑질’을 성토하는 최근 시위에서는 마스크뿐만 아니라 음성변조기를 장착한 마이크까지 등장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가성으로 음성을 바꾸고 시위에 나서야 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이 조양호 일가의 갑질보다 더 끔찍하다. 본래 시위란 데몬스트레이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다. 그러니 자신을 ‘감추는’ 가면 시위는 시위의 부정, 반시위인 셈이다. 그럼에도, 왜 이 땅의 학생, 여성, 노동자들은 가면을 쓰고 거리에 나서는가. 가면 시위는 한국 사회가 ‘불안사회’임을 새삼 환기한다. 부동의 세계 1위 자살률이 방증하듯이, 한국인의 불안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불안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심층 동인이자, 한국 사회를 관리하는 숨은 .. 2023. 12. 12. 2020년 4·15 총선의 역사적 의미 4·15 총선의 역사적 의미 며칠 후면 총선이다. 그런데도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근래에 이렇게 조용한 선거가 있었던가 싶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불안과 자제의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정치적 쟁점도, 유세의 열기도 없는 참으로 이상한 선거다. 사실 4·15 총선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선거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 한 세기를 보내고, 이제 새로운 100년을 여는 첫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 100년의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다짐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가 자못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4·15 총선은 대한민국의 신세기를 여는 선거인 만큼 지난 100년의 청산되지 않은 역사를 청산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식민 시대.. 2023. 12. 12. 11-6-7. 대한민국의 건국이후 미국 주도의 경제원조(1948~1960년) 대한민국의 건국이후 미국 주도의 경제원조 권오중 / 2018-10-04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독일이 항복한 이후 개최되었던 포츠담 회담은 전후 국제질서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여기서 UN을 매개로 미국이 국제질서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 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구상은 사실상 좌절되고 말았다. 그 이유는 소련이 점령했던 동유럽 지역에 대한 기득권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루스벨트의 사후 대통령 직을 승계했던 트루먼은 포츠담에서의 스탈린의 태도로 인하여 미국의 세계전략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은 바로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으로 구현되었다. 1947년 3월 12일 '트루먼 독트린’을 통해 발표되었던 봉쇄정책은 공산주의의 팽창 전략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수립된 정책이었고, 이를 .. 2023. 12. 11. 11-6-6. 대한민국 보수정당(한민당)의 계보 대한민국 보수정당(한민당)의 계보 권오중 / 2018-09-27 일본의 패망이후 미군정 시기(1945.8.15.~1948.8.15.)에 38선 이남의 미군정 지역인 현재 대한민국 지역에서는 단독정부 수립까지 정치적으로 혼란이 지속되었다. 일본의 패망직후 여운형의 조선건국준비위원회(건준)가 1945년 9월 6일에 조선인민공화국(인공)을 선포하고,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미군의 한반도 진주 이전에 이미 전국적인 조직을 구축하면서, 친 공산주의 세력이 남한 사회를 장악해가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 준비를 계획하던 미군정에게는 남한 사회를 장악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이에 반발한 민족진영은 모든 세력을 하나로 통합할 것에 합의했고, 9월 16일에 천도교 회관에서 100여명의 대표자들이 모인 가.. 2023. 10. 3.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반드시 돌아온다 “일본이 돌아왔다.” 2년 전 아베 신조 총리가 장담한 대로, 일본은 마침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돌아왔다. 아베 정권은 지난 토요일 새벽에 참의원 회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안보법안’을 전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2015년 9월19일, 미래의 역사는 이날을 일본 군국주의가 부활한 날로 기록할지도 모른다. 미국 언론이 일본의 안보법안 통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어조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독일 언론은 “일본, 평화와 결별하다”(슈피겔), “평화주의로부터의 일탈인가”(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일본 의회 군부의 역할 강화하다”(디 차이트) 등의 제목에서 보듯이 대체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독일 언론의 이런 기조는 같은 과거를 가졌으나 다른 길을 걸어온 독일과 일본의 현대.. 2023. 9. 27. 학벌계급사회를 넘어서 내 아이를 이 지옥 속에 밀어 넣을 자신이 없어요.” 출산율 저하를 화제로 다섯 명의 대학원 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차였다. 모두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말에 깜짝 놀라 이유를 묻자 한 학생에게서 돌아온 답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20대 중반의 여성들이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해 이 정도까지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 어린 시절부터 숨 막히는 경쟁에 내몰리는 교육환경과 아이들이 겪는 고통과 상처, 좌절과 분노로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이 사회에서 아이가 정상적인 인간으로 자라는 것이 가능할까요?”라는 물음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서울의 한 로스쿨이 출신 대학을 다섯 등급으로 나눠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 ‘출신대학 등급제’를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 2023. 9. 20. 위험수위 넘어선 한국 정치의 우편향 임동원,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 이사장이 2016년 2월 19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야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평화·통일의 시대적 사명을 통감하지 못하는 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한 궤멸’ 발언,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 “필연적”이며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위원장의 발언,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의 “햇볕정책 실패”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야당이 “정부의 왜곡과 허위”를 “수수방관”하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그를 합리화해 주는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통일.. 2023. 9. 19. 거짓의 시대 이 나라는 가히 ‘거짓말 공화국’이다. 대통령부터 장관, 청와대 고위인사들을 거쳐 재벌총수, 대학총장, 교수, 의사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자와 엘리트들이 지난 몇 달간 펼쳐온 현란한 거짓말 퍼레이드는 경악을 넘어선다. 국민들은 최소한의 윤리도, 자존심도, 수치심도 없는 저들의 파렴치에 할 말을 잃었고, 저런 자들이 나라를 지배해왔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권력자들의 공공연한 거짓말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미국 대선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가 토해낸 거침없는 거짓말과 거짓 주장은 일일이 헤아릴 수조차 없다. 최근 는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간 쏟아낸 거짓 주장과 사실 왜곡만 132건에 이른다고 전한다. 바야흐로 ‘거짓의 시대’가 열린 것인가. 오죽하면 ‘탈진실의 시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겠는가.. 2023. 9. 18. 11-6-5. 전 한국 자유선거의 문제 (1948~1954) 전 한국 자유선거의 문제 (1948~1954) 권오중 / 2018-09-20 1949년 8월 14일 서독의 초대 수상 K.아데나워가 연방의회 발언에서 “통일은 당장의 목표가 아니라 장기적 목표”라고 했던 것처럼, 남-북한 간의 긴장완화 그리고 장기적인 협력과 교류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장기적 목표를 향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상태에서, 다시 말해 남과 북이 상이한 두 체제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어느 한 체제로 통일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통일이 된다면 어느 한 체제로의 흡수통일이 되거나, 아니면 전쟁을 통한 휴전체제의 파기와 무력통일이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런데 체제흡수도 아니고 전쟁도 아니라면, “1국가.. 2023. 9. 18. ‘글로벌 스타’ 대한민국의 품격 대한민국이 글로벌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팝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세계 도처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로 인정받는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2019년 펴낸 연구보고서 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나라이다. 특히 인구 5천만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의 이른바 ‘30-50 클럽’ 선진 7개국 중에서 한국은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평가됐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이 그 뒤를 이었고, 프랑스, 미국, 일본은 상위 20%에 속하는 2등급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프랑스는 극우주의자 마린 르펜의 부상, 미국은 우익 포퓰리스트 트럼프의 등장, 일본은 군국주의자 아베의 장기.. 2023. 9. 1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