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024년 2월 7일 방영된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출연한 김누리 중앙대 교수 인터뷰 전체 내용을 정리한 요약입니다.
1. 비상계엄 문건을 접한 첫 느낌: 황당, 충격, 경악
김누리 교수는 지난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령 검토 문건'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의 심경을 세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 황당
- 충격
- 경악
📺 기차 안에서 목격한 ‘비상’ 자막
- 당시 김 교수는 기차 안에서 열차 내 TV 화면을 통해 ‘비상’이라는 자막을 처음 봄.
- 순간적으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고.
- ‘비상사태’란 단어의 등장은 단순한 정치적 위기가 아닌, 국가 체제를 흔드는 비현실적 위협처럼 느껴졌다고 말함.
🔥 ‘황당’은 충격보다 선행된 감정
- 단순한 충격이나 놀람이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느끼는 감정이 먼저였음.
- 이건 상상을 초월한 현실 부정 수준의 경험이었다고 강조.
“이게 현실인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황당함.”
🧱 그 다음엔 충격, 그리고 경악
- 이후 “한국 사회의 엘리트 집단”의 반응을 보며 충격을 받음:
- 국회의원, 장관, 총리, 언론인, 법조계 인사들 모두가 침묵하거나 옹호
- 특히 법조계에 대해선 “이상한 무리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언행”이라 강하게 비판
“어떻게 저런 말들이 법조인, 지식인, 정치인 입에서 나올 수 있나?”
⚖️ 법원 습격 사건: “경악”의 결정적 계기
- 국회에서의 사법방해, 법원 습격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 독재 정권조차 법원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는데, 민주주의 정부에서 벌어진 것
- 이는 단순한 폭동이나 시위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평가
“이건 80년 광주 이후 45년 만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였다.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이다.”
2.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평가
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세대 동시대인으로서, 개인적인 기억과 현재에 대한 평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 대학 시절의 윤석열
- 윤석열은 1979학번, 김 교수도 같은 시기 중앙대에 입학
- 당시 서울대 법대생이었던 윤석열은 ‘눈에 띄는 학생’으로 기억됨:
- 키가 크고, 외모도 튀어서 “지나다 보면 보이는 학생”
- 특별히 학문적으로나 운동권 활동으로 주목받던 인물은 아니었음
“주변 법대 친구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술을 정말 많이 마시는 학생이었다”
- 다만, ‘독특하다’는 인상이 학생들 사이에 퍼져 있었고,
- 그 외에는 특별한 존재감은 없었던 학생으로 기억
🍺 "술, 술, 술"... 45년 내리 마신 사람?
- 김 교수는 회상하며 농담 섞인 비판도 덧붙임:
- “어떻게 45년을 내리 술을 마실 수 있나, 그것도 대단한 재주다”
- **‘술’과 ‘유튜브 중독’**이라는 키워드가 윤 대통령을 설명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
🤯 현재의 윤석열: 한 개인을 넘어선 '독특한 유형'
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을 다음과 같은 인간상으로 규정합니다.
💬 언어가 설명하지 못하는 존재
- “문학을 평생 해온 나로선, 이 인간을 설명할 언어 자체가 없다”
- “이런 인간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고 두려울 지경”
📌 ‘삼비 인간’이라는 명명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을 설명하는 세 가지 단어를 제시함:
- 비겁
- 비열
- 비루 (너절하고 더러운)
- 이 세 단어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그의 언행, 정치 방식, 인간관계 전반에서 드러나는 본질적인 속성이라고 평가
- 특히 ‘비루함’에 강한 방점을 찍으며, “이 정도의 인간은 본 적 없다”고 단언
💬 반복되는 거짓말과 책임 회피
- 최근 헌재 탄핵심판 증언에서도 곽종근 사령관에게 화를 내며
-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
- “인원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다”
-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이 여러 차례 “인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이 보도됨
“입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말이 거짓말인데, 이걸 하나하나 따지는 게 시간 낭비다”
-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무능이거나 고의다. 둘 다 위험하다.”
🔎 결론: 이 인물은 ‘현대 한국의 파시스트적 병리’를 집약한 상징
- 김 교수는 윤석열을 개인적으로 증오하거나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든 상징적 인물”**로 본다고 거듭 강조
- 그의 존재 자체가 지금의 한국 사회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거울 같은 존재
요약하자면, 김 교수는 12월 계엄령 보도에 대해 단순히 “놀랐다” 수준이 아니라 황당함, 충격, 경악이라는 감정의 단계로 설명하며, 윤석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언어조차 없을 정도의 병리적 상징으로 평가합니다.
3. 윤석열은 상징이다: 구조가 만든 인간
김누리 교수는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윤석열이라는 개인을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만든 구조 자체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의 진짜 의미
-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윤석열만의 책임은 아니다”**로 오해하지만,
- 김 교수의 진의는 **“윤석열이라는 존재는 한국 사회의 모든 병폐가 집약된 상징”**이라는 것.
🧩 한국 사회의 4가지 왜곡 구조를 압축한 존재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아래 4가지 구조적 병리의 ‘앙상블’ 혹은 ‘총화(總和)’입니다:
- 정치 구조: 제왕적 대통령제
- “이건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다”
- 모든 권력을 혼자 쥐고 휘두를 수 있는 제도 자체가 문제
- 경제 구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파탄
- 불평등 심화, 시장 만능주의, 사회안전망 붕괴
- 윤석열은 이 체제를 더 악화시킨 인물
- 사회 구조: 극단적 불평등
- 교육, 노동, 지역, 젠더 모든 면에서 불평등 구조가 고착
- 윤석열은 “기회의 평등”조차 부정
- 문화 구조: 권위주의 회귀
- 수직적 위계질서 강화, 표현의 자유 억압
-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복종이 다시 강화됨
“윤석열은 한국 사회가 누적시켜온 모든 부정적 속성들의 결정체다.”
🔄 단순한 교체론의 허구
- 윤석열을 탄핵하고, 사법처리하는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을 탄생시킨 사회 구조의 청산임
-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윤석열은 또 나온다”
4. 문제의 뿌리: 청산되지 않은 과거
김 교수는 지금의 민주주의 위기, 파시즘의 부활은 한국 사회가 역사적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탓이라고 단언합니다.
🇰🇷 한국은 ‘근대국가의 모든 비극’을 다 겪은 유일한 나라
- 식민 지배 (일제 강점기)
- 분단 (남북 분단, 민족의 이념 갈등)
- 냉전 (이념 대립의 국제적 대리전)
- 내전 (6.25 전쟁)
- 군사독재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부통치)
“이 5가지를 전부 겪은 국가는 세계에 한국밖에 없다. 기적처럼 민주화를 이뤘지만, 그 뒤에는 거대한 ‘청산 실패’가 있다.”
❌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청산’이 없었다
- 식민지 청산 실패:
- 해방 직후 친일파 처벌 실패
- 친일세력이 해방 정국에서 ‘건국세력’으로 둔갑
- 재헌의회에서부터 과거 청산 포기
- 전쟁·분단 청산 실패:
- 6.25 전쟁의 민간인 학살 등 진상 규명과 책임 규명 없음
- 군사독재 청산 실패:
-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면죄부 (전두환의 자연사)
- 5·18 책임자들의 처벌 미비
- “저런 일을 저지르고도 자연사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윤석열의 비극은 전두환의 자연사에서 비롯됐다”
🔍 가장 치명적인 청산 실패: ‘학문적 청산’의 부재
김 교수는 학문의 과거 청산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국은 이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강조합니다.
- 독일의 경우:
- 나치 청산 시, 대학 내부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개혁이 이뤄짐
- 68혁명 이후 “대학이 진리의 공간이 아니라 권력의 기구였다는 자각”이 생김
- 한국의 경우:
- 대학은 여전히 친일·권위주의·반공 이데올로기의 재생산 기지
- “대학은 진리의 수호자가 아니라, 지배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서울대 법대가 한국 사회 파괴의 중심에 있다”
🎯 핵심 메시지 요약
- 윤석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다.
- 그 구조는 식민지·전쟁·분단·냉전·독재의 유산이며,
- 이 유산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고, 지금도 살아 있다.
- 가장 중요한 청산 대상은 ‘교육과 학문’이다.
- 따라서 교육 혁명 없이 한국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5. 교육이 파시즘을 만든다: 경쟁·우열·지배의 내면화
김누리 교수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본질이 “민주주의 교육”이 아니라 “파시스트 양성 교육”이라고 단언합니다.
📌 핵심 구조 3가지
-
- 경쟁 중심: 모든 교육과정이 성적과 등수로 줄 세우는 방식.
→ 끊임없는 경쟁은 상대를 ‘함께 배우는 시민’이 아니라 ‘적’으로 만듦. - 우열 의식 강화: ‘우수한 자’는 상을 받고 ‘뒤처진 자’는 낙오.
→ 인간의 가치를 시험점수로 판단하는 문화 형성. - 지배-복종 관계 내면화: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질문하거나 토론하는 문화는 억제됨.
→ 수직적 인간관계를 학습.
- 경쟁 중심: 모든 교육과정이 성적과 등수로 줄 세우는 방식.
🧨 결과
-
- 교육의 정상화가 아니라 파시스트적 가치의 내면화가 일상화됨.
- 정교 1등 학생일수록 이 구조를 깊이 체화함 → 압도적 파시스트 양산
- 민주주의 시민 양성이 아닌, 권위주의적 엘리트 생산
6. 파시즘은 제도보다 태도다: 내면의 파시스트
김 교수는 윤석열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가 내면적으로 파시즘화되었음을 강조합니다.
🧩 제도적 파시즘 vs. 태도적 파시즘
- 제도적 파시즘: 총칼로 위협하는 독재 체제 (박정희·전두환 등)
-
- 태도적 파시즘: 권위주의, 폭력성, 복종을 생활양식으로 내면화한 문화
“군사 독재는 끝났지만, 파시즘은 일상과 내면에 남아 있다”
🧑🏫 김 교수의 자기 고백
-
- 독일 유학 중, 자신 안에 **파시스트적 반응(폭력성, 위계감)**이 있다는 걸 깨달음
- 화가 나면 손이 올라가는 반응조차 “폭력성에 길들여진 결과”로 성찰
- 학교와 군대가 내면에 파시즘을 새긴 결정적 공간이었다고 고백
“나는 파시스트다. 그러나 나는 내가 파시스트임을 아는 파시스트다.”
7. 민주당도 자유롭지 않다: 내면화된 파시즘은 여야 모두에 존재
김 교수는 윤석열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 정치 전반에 파시즘이 구조화돼 있다고 말합니다.
🔍 민주당 비판
-
- “민주주의”라는 당명을 가졌지만, 실제로 민주주의 정당이 아니다.
- 문재인 정부조차도 사회적 진보를 거의 이루지 못했음:
- 언론 개혁, 검찰 개혁, 재벌 개혁 모두 미완
- 문재인 트라우마: 개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집단 기억 → 개혁 회피
“2016년 촛불로 만든 문재인 정부는 혁명정부였지만, 정체성에 실패했다”
🧨 파시즘은 정당을 가리지 않는다
-
-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그와 싸운 이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는 것이다.”
- 즉,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조차 파시즘적 사고방식에 물들 수 있음
8. 교육 개혁 없이는 민주주의 없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는 교실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하며, 교육 개혁 없이는 절대로 민주주의 사회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 독일의 사례: “다시는 아우슈비츠를 반복하지 말자”
-
- 1970년대 독일, 나치 청산 이후 가장 중점을 둔 건 교육
- 교육의 핵심 모토: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아도르노)
- 왜냐하면:
- 히틀러식 파시즘은 무한 경쟁·우열주의·지배논리에 뿌리박고 있었기 때문
- 파시즘의 정신적 기반 자체를 교육으로 해체해야 민주주의 가능
🇰🇷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
- 여전히 경쟁·서열·복종으로 가득 찬 교육 시스템
- 민주주의자는 길러내지 않고, “시험 잘 치는 파시스트”만 양산
“지금의 한국 교실은 민주주의의 무덤이다.”
9. 해법 1: 교사의 정치적 시민권 회복
🇰🇷 현재 현실
-
- OECD 38개국 중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한 유일한 국가: 대한민국
- 박정희가 1963년 군사 쿠데타 직후 박탈 → 민주정부도 복원 안 함
📌 김 교수의 주장
-
- 교사들도 시민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본.
- 정치적 시민권이 없는 교사는 “정치적 금치산자” 취급.
- 그런 교사에게 교육받는 학생은 “정치적 미성숙자”로 남는다.
“민주주의자 양성은 교사에게서 시작되는데, 교사를 입막음하면 불가능하다.”
10. 해법 2: 선동 판별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도입
한국 사회가 선동에 쉽게 흔들리는 이유는, 시민들이 선동과 진실을 구별할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 독일의 정치 교육 원칙 (보이텔스바흐 합의)
-
- 강요 금지: 교사는 자신의 의견을 강제하지 않는다.
- 찬반 제시: 쟁점 있는 사안은 반드시 다양한 시각을 함께 가르친다.
- 주체성 보장: 학생들이 자신의 판단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선동 판별 교육: ‘누가 선동가인가’를 스스로 판별할 수 있게 훈련
“학생 스스로 ‘저 사람은 선동가다’라고 판별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자가 된다.”
🧠 김 교수의 제안
-
- 한국 학교 교육에 반드시 도입해야 할 두 과목:
- 선동 판별 교육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 유튜브, 가짜뉴스, 왜곡된 정보가 일상화된 지금, 비판적 미디어 수용 능력은 생존 필수 조건임.
- 한국 학교 교육에 반드시 도입해야 할 두 과목:
'16. 유명 정치인(교수, 기자) 칼럼과 도서 > 16-1. 김누리 중앙대 교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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